어젯밤.. 지민이와 함께 '전설의 고향 - 구미호'를 보았어요.
엄마 등 뒤에 딱 붙어 숨어 하나도 안 보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볼 것은 다 보았더라구요.
어린아이에게 이런 드라마를 보여줘도 될까 싶었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임을
우리 지민이도 이제는 알더라구요.
나도 어릴땐 이불 속에 숨어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다 보았었지.. 하며,
모기장 속에서 보냈던 즐거웠던 어린시절의 여름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오늘 올라온 인터넷뉴스들에서도 보여지듯이...
'2008 구미호'는 너무 예쁘고 귀여웠어요..
그닥 무섭지도 않았고... 환타지 같은 느낌..
5살 지민이에게도 그랬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자 드라마의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ㅋ~ 만화처럼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오늘 아침엔 "어제 본 무서운 거 언제해?" 하고 물어요..
무서웠지만 꽤나 재미있었나 봅니다.
지민이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들을 볼때마다
말랑말랑한 어린아이의 뇌에 비해 나의 뇌는 참으로 딱딱하구나..
느끼곤 합니다. ^^;;
하여간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난 후 지금 머리 속에 남아있는건
무서운 장면이 아닌 예쁘고 동그란 얼굴의 한복이 잘 어울이는 두 자매의 모습이네요.
특히 언니 역할을 한 배우가 인상적이었어요.. 박예진 같은 느낌도 나고..
지민이도 "예쁜 언니는 어떻게 됬어?"하고 묻고 그림으로도 그렸어요.
지민이가 말한 '예쁜 언니' 김하은.. 몇 드라마에 나왔었다는데 저는 처음 보네요..
할머니가 구미호의 발현을 막고자 초경을 한 사람을 색출하는 장면..
지민이는 바지를 입혀준다고 하더라구요.. 지민이에게는 어떤 의미로 보여졌을지.. ^^;;
지민이 그림 속에서 속바지로 향한 할머니의 손길이 무척 위협적이네요..
예쁜언니는 울고 있어요..
지민이는 저 장면을 주사 맞는 장면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피를 찍어 무슨 시약 같은 것에 넣는 장면..을 그린것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그림 속의 사람들은 웃고 있네요..
아마도 의사, 간호사, 엄마 정도로 생각한 것이 아닌지..
그림 속에서 비녀와 쪽 진 머리, 손에 든 주사(?)도 참 재미있죠?..
그리고 예쁜 언니 다리에 맺힌 피도 보이네요..
마지막 동생(박민영)이 구미호로 변하는 장면..
CG로 얼굴에 줄기덩굴이 번져나가는 효과로..
무섭기보단 예쁘고 판타지했던 장면입니다..
이것을 보고 여우 얼굴에 꼬리 아홉개를 그려 넣을 줄 알았는데
저렇게 예쁜 고양이 그림이 나왔어요..
그러고 보니 박민영이 무서운 구미호라기보단 귀여운 고양이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지금에서 드는 생각인데...
'왠 꽃이지?' 했었는데 얼굴에 줄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몸에 꽃을 그려넣은 것 같아요..
물어보진 않았지만... ㅋㅋ